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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00원이라는 가격에 숨겨진 경제학 | 왜 1만 원이 아니라 9,900원일까
퓨처테크 투자자 2026. 10. 23. 01:05목차
쇼핑몰 상품 가격이 9,900원, 19,900원, 29,900원처럼 끝자리가 9로 끝나는 것을 자주 보셨을 겁니다. 10,000원과 9,900원의 차이는 단 100원, 1%에 불과한데 이상하게 9,900원이 훨씬 싸 보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현상을 설명하는 경제학과 소비자 심리 연구를 살펴보겠습니다.
1. 실제 차이와 느끼는 차이
| 비교 | 실제 차이 | 비율 | 인상 |
| 10,000원 → 9,900원 | 100원 | 1.0% | 자릿수가 5자리에서 4자리로 줄고 맨 앞자리가 1에서 9로 바뀝니다. |
| 9,900원 → 9,800원 | 100원 | 약 1.0% | 맨 앞자리가 그대로 9입니다. |
두 경우 모두 가격 차이는 같은 100원입니다. 그런데 앞쪽은 가격대가 달라 보이는 느낌을 주고 뒤쪽은 거의 같은 가격처럼 느껴집니다. 이런 차이를 설명하는 개념이 좌측 자리 효과입니다.
2. 좌측 자리 효과란
사람은 가격을 읽을 때 왼쪽 숫자에 가장 먼저, 가장 크게 반응합니다. 뉴욕대 마노즈 토머스와 비키 모위츠는 2005년 소비자연구저널(Journal of Consumer Research)에 발표한 논문 Penny Wise and Pound Foolish에서 이 현상을 분석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가 99로 끝나는 가격을 항상 1센트 높은 가격보다 낮게 인식하는 것은 아니고 상황에 따라 달랐습니다. 효과는 다음 두 경우에 더 강했습니다.
| 조건 | 예시 |
| 9로 끝나는 가격 때문에 맨 앞자리 숫자가 바뀔 때 | 3.00달러가 2.99달러가 되어 앞자리가 3에서 2로 바뀌는 경우 |
| 그 가격이 비교 대상이나 기준 가격에 가깝게 느껴질 때 | 기존 가격이나 경쟁 상품의 가격과 비교하는 상황 |
한국 가격에 적용하면 10,000원은 5자리라 큰 가격처럼 보이고, 9,900원은 4자리 맨 앞자리가 9라서 만 원 아래라는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9,900원이라는 가격이 만 원 안쪽이라는 심리적 문턱 아래에 놓이는 효과를 낸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연구에서 효과는 상황에 따라 나타나기도 하고 안 나타나기도 했으므로 항상 같은 효과가 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3. 실제 판매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경영대학원의 연구도 있습니다. 에릭 앤더슨과 던컨 시메스터는 2003년 학술지 Quantitative Marketing and Economics에 발표한 논문에서 세 번의 현장 실험으로 9로 끝나는 가격의 효과를 분석했습니다. 논문 초록에 따르면 세 번의 실험 모두에서 9로 끝나는 가격이 수요를 늘렸고, 그 효과는 이전에 판매하지 않던 새 상품에서 더 컸습니다. 저자들은 소비자가 가진 정보가 적을 때 이런 가격이 더 잘 작동할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초록에는 수요가 몇 퍼센트 늘었는지 구체적인 수치가 나오지 않으므로 이 글에서도 수치는 소개하지 않습니다.
4. 가격 심리 말고 판매자가 얻는 것
| 측면 | 설명 |
| 구매 문턱 낮추기 | 만 원 아래라는 인상을 주어 구매 결정의 부담을 줄입니다. |
| 할인 신호 | 딱 떨어지지 않는 가격은 가격을 낮춘 것 같은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
| 새 상품의 정보 부족 | 소비자가 상품 가치를 잘 모를 때 가격 단서에 더 의존하게 됩니다. |
5. 예외와 소비자가 할 수 있는 일
9로 끝나는 가격이 모든 상품에서 통하는 것은 아닙니다. 연구에서도 상황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고급 브랜드는 딱 떨어지는 가격을 쓰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고급스러운 인상을 주려는 선택일 수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몇 가지를 점검해 보면 좋습니다.
| 점검 질문 | 방법 |
| 실제 차이는 얼마인가 | 9,900원과 10,000원의 차이가 100원임을 계산해 봅니다. |
| 용량과 구성은 같은가 | 단위가격(100g당, 100mL당)으로 비교합니다. |
| 배송비를 포함해도 싼가 | 최종 결제금액을 비교합니다. 이 내용은 27편에서 다룰 예정입니다. |
가격표의 끝자리는 소비자를 속이는 장치만은 아닙니다. 판매자가 소비자 심리를 이해하고 설계한 전략이고, 소비자가 이를 알고 있으면 같은 가격표를 더 냉정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의 한계: 위 연구들은 주로 해외 소비자와 상품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한국 시장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9,900원이라는 한국 가격에 대한 해석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설명입니다.
참고자료
Thomas, M. and Morwitz, V. (2005), Penny Wise and Pound Foolish: The Left Digit Effect in Price Cognition,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ScienceDaily 소개): https://www.sciencedaily.com/releases/2005/06/050607030351.htm
Anderson, E. and Simester, D. (2003), Effects of $9 Price Endings on Retail Sales: Evidence from Field Experiments, Quantitative Marketing and Economics (켈로그 경영대학원 초록): https://www.kellogg.northwestern.edu/academics-research/research/detail/2003/effects-of-9-price-endings-on-retail-sales-e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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