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에너지 관련 뉴스를 보다 보면 "ESS"라는 단어가 부쩍 자주 눈에 띕니다. 전기차 배터리 얘기는 예전부터 많이 들어봤는데, 요즘은 그보다 오히려 ESS, 그러니까 에너지저장장치 시장 이야기가 더 뜨거운 것 같아요. 특히 북미 쪽 ESS 사용량이 상반기 들어 급증했다는 소식이 계속 들리길래, 저도 궁금해서 관련 자료들을 한번 쭉 찾아봤습니다. 오늘은 그 내용을 정리해서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미국 ESS 설치량, 1분기부터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미국 시장 데이터였어요. 우드매켄지(Wood Mackenzie)와 미국청정 전력협회(ACP)가 낸 자료를 보면, 2026년 1분기에만 미국에 3.3GW/8.4GWh 규모의 에너지 저장장치가 새로 설치됐다고 합니다. 이게 기존 1분기 최고 기록보다 54%나 높은 수치라고 하니, 시작부터 심상치 않았던 셈이죠.
세부적으로 나눠보면 이렇습니다.
- 유틸리티급(대규모) 설치: 2.3GW/6.8GWh
- 커뮤니티·상업·산업용(CCI): 97.7MW, 전분기 대비 27%↑, 전년동기 대비 무려 193%↑로 역대 1분기 최고 기록 (이 중 캘리포니아가 75MW를 차지)
- 주거용: 1.3GWh로 역대 최고치, 전년동기 대비 86%↑, 전분기 대비 5%↑
- 태양광과 저장장치를 함께 설치한 비율도 45%로, 1년 전(38%)보다 늘었습니다

지역별로는 텍사스·캘리포니아·애리조나가 유틸리티급 설치를 주도하고 있고, 미시간이나 조지아처럼 예전엔 잘 안 보이던 지역도 새로 부상하고 있다고 하네요. 참고로 우드매켄지·ACP는 2031년까지 미국 누적 설치용량이 지금의 4배 수준인 200GW/655GWh에 이를 거라고 전망하고 있는데, 이건 어디까지나 전망치라 확정된 숫자는 아니라는 점은 감안하고 보시면 좋겠습니다.
이런 급증세의 배경으로 유틸리티 다이브(Utility Dive)는 연방 투자세액공제(ITC)를 꼽습니다. 적격 ESS 설치 비용의 30% 이상을 상쇄해줄 수 있다는 건데, 2022년 IRA(인플레이션 감축법)가 이 틀을 처음 마련했고, 이후 새로 제정된 원 빅 뷰티풀 빌 법(OBBBA)에서도 태양광·풍력과 달리 ESS에 대한 세액공제 자체는 그대로 유지됐다고 합니다.
2026년 한 해 계획을 봐도 흐름이 비슷합니다
1분기 반짝 증가에 그치는 건 아닌가 싶어서 연간 계획도 찾아봤는데,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올해 2월에 낸 월간 전력 보고서를 보면 2026년 배터리 저장장치 신규 설치 계획이 24.3GW라고 합니다. 2025년 실제 설치량(15GW)과 비교하면 60% 정도 늘어난 수준이에요. 누적 설치용량은 40GW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고, 현재 가동 중인 저장장치의 약 48%가 태양광과 함께 운영되고 있다고 합니다.
더 눈에 띄는 건 2026년 미국의 신규 전력용량 86GW 중에서 태양광+배터리저장장치 조합이 79%를 차지한다는 부분이었어요. 재생에너지와 저장장치를 합치면 93%에 달한다고 하니, 지금 미국에서 새로 짓는 전력 설비의 대부분이 사실상 이 두 축(재생에너지+저장장치)으로 채워지고 있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글로벌 출하량 통계로 봐도 북미가 확실히 두드러집니다
이번엔 좀 더 넓게, 글로벌 통계도 살펴봤습니다. SNE리서치 자료(edaily·inews24 보도)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글로벌 리튬이온배터리 ESS 출하량이 461.3GWh로, 전년동기(269.7GWh) 대비 71% 늘었다고 해요. 지역별 성장률을 보면 차이가 더 확실히 드러납니다.
| 지역 | 성장률(전년동기 대비) |
|---|---|
| 북미 | 83% |
| 유럽 | 74% |
| 중동·호주 등 기타 | 119% |
절대적인 성장률로만 보면 기타 지역이 가장 높지만, 시장 규모나 존재감을 생각하면 북미의 83% 성장이 체감상 훨씬 크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그리고 흥미로운 지점이 하나 더 있는데, 중국의 글로벌 점유율이 43.9%로 1년 전(50.5%)보다 떨어졌고, 비중국 지역 합산이 258.7GWh로 전체의 56%를 차지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중국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ESS 시장의 무게중심이 조금씩 옮겨가는 중이라는 걸 보여주는 수치가 아닐까 싶어요.

이 흐름 속에서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는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까
이 대목이 저는 개인적으로 제일 궁금했던 부분인데요,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북미 성적표도 같이 찾아봤습니다. SNE리서치 자료를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시장 점유율이 4.2%에서 13.6%로 크게 뛰었고, CATL·하이티움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반면 삼성SDI는 9.7%에서 6.1%로 점유율이 다소 줄었어요. 다만 두 회사를 합친 북미 합산 점유율은 13.9%에서 19.7%로 늘었다고 하니,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전체적인 존재감 자체는 커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는데요, LG에너지솔루션의 출하량 수치는 매체마다 약간 다르게 보도됐습니다. inews24는 "2026년 상반기 글로벌 ESS 출하량 12.0GWh(전년동기 대비 357%↑)"라고 전했고, edaily는 "북미 출하량 10.3GWh"라는 수치를 별도로 언급했어요. 같은 SNE리서치 자료를 인용한 보도인데도 범위(글로벌 vs 북미)가 다르게 표기된 것으로 보이는데, 원 리포트를 직접 확인하지는 못해서 정확히 어떤 기준 차이인지는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두 수치 모두 존재한다는 정도로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참고로 삼성SDI의 글로벌 ESS 출하량은 6.4GWh(글로벌 점유율 1.4%)로 보도됐습니다.
실제 계약 소식들도 꽤 많았습니다.
-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말 기준 누적 ESS 배터리 수주가 140GWh에 이른다고 하고, 2026년 말까지 글로벌 ESS 생산능력을 60GWh까지 늘리는 걸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 중 북미 비중이 50GWh 이상(80% 이상)이라고 합니다.
- 2026년 2월에는 한화솔루션 큐셀 미국법인과 약 5GWh 규모의 ESS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고요.
- 2026년 5월 말에는 미국 유틸리티 기업 DTE에너지(자회사 버테크 경유)와 6GWh 규모, 계약기간 약 2년짜리 공급계약도 새로 맺었습니다. DTE에너지는 오라클 AI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8개 핵심 전력망 사업을 위해 이 배터리를 공급받는다고 하네요.
이 DTE에너지 계약금액도 매체마다 표기가 조금씩 다른데, 머니투데이는 "6억달러(약 2조4000억원)"로, 한국금융신문과 허프포스트코리아는 "16억달러(약 2조4000억원)"로 보도했습니다. 원화 환산액은 동일하게 2조4000억원인데 달러 표기가 다른 걸 보면 어느 한쪽이 오기일 가능성도 있어 보이지만, 원 공시자료로 교차 확인은 하지 못했으니 이 부분은 확정된 사실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매체마다 표기가 갈린다" 정도로만 참고하시는 게 안전할 것 같습니다.
삼성SDI 쪽도 움직임이 있었어요. 미국법인(SDI America)을 통해 2조원을 웃도는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미국 에너지 인프라 개발·운영기업과 체결했고, 2027년부터 약 3년간 공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외에도 2025년 하반기 2조원대, 2026년 상반기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ESS 배터리를 미국 메이저 에너지 전문기업으로부터 수주했다는 소식도 있었고요. 인디애나 공장 라인을 활용해서 2026년 4분기부터는 ESS용 LFP 배터리를 본격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하니, 하반기 이후 흐름도 계속 지켜볼 만한 것 같습니다.
관세와 정책 변수도 같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ESS 시장이 커지는 만큼, 정책·관세 변수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 같이 정리해봤습니다. 미국은 2026년 1월 1일부로 중국산 비(非)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에 대한 Section 301 관세를 기존 7.5%에서 25%로 올렸습니다. ESS용 배터리 상당수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하니, 중국산 배터리 조달 비용에는 확실히 영향이 있을 것 같아요.
또 하나 눈여겨볼 건 OBBBA(원 빅 뷰티풀 빌 법, 2025년 7월 발효)인데요, 태양광·풍력 세액공제는 축소된 반면 ESS 세액공제 자체는 유지됐습니다. 다만 2026년부터는 "외국우려기업(FEOC/PFE)" 관련 자재조달 제한 규정이 새로 생겨서, 중국·러시아·이란·북한과 연계된 부품을 쓰면 투자세액공제(ITC)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45X) 적용이 제한된다고 합니다. 이 45X 세액공제 자체도 2030년부터 단계적으로 줄어들다가 2032년 이후 판매되는 부품에는 아예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니, 배터리 공급망을 어디서 어떻게 짜느냐가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주(州)별 정책과 캐나다 상황도 살짝 짚어보면
미국은 주마다 저장장치 관련 정책도 조금씩 다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는 2026년부터 12시간 이상 지속되는 장주기 저장장치 최대 1GW, 그리고 2031~2037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 다일(multi-day) 저장장치 최대 1GW에 대한 입찰 조달을 계획하고 있고요. 뉴욕주는 2030년까지 6GW 저장장치 보급을 목표로 하면서, 대규모 저장장치 조달의 최소 20%를 8시간 이상 지속되는 자원으로 채우겠다는 로드맵을 추진 중입니다. 이 밖에 캘리포니아·콜로라도·매사추세츠·네바다·뉴욕은 주 공공서비스위원회(PUC) 차원에서, 코네티컷·메인·메릴랜드·미시간·뉴저지·오리건·로드아일랜드·일리노이는 주 의회 입법을 통해 각자 저장장치 조달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하네요.
캐나다도 조용히 성장 중입니다. 총 설치 에너지저장용량이 2026년 초 기준 약 1GW에 근접했고, 2020~2025년 사이 약 400MW가 늘었다고 합니다. 청정에너지 목표를 이루려면 최소 8~12GW의 저장장치가 더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고요. 실제로 온타리오주에서는 원주민(Indigenous) 지분이 참여한 프로젝트 3건이 합산 640MW 규모의 8시간 배터리 저장장치 장기 용량 입찰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정리하며
이렇게 쭉 정리해보니, 상반기 북미 ESS 사용량 급증이라는 게 단순히 어느 한 지표만 튀어서 나온 얘기는 아니라는 걸 알겠더라고요. 미국 1분기 설치량 기록, 연간 설치 계획 증가, 글로벌 출하량 통계, 그리고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실제 수주 소식까지 여러 방향에서 비슷한 그림이 겹쳐서 나오고 있으니까요. 다만 매체마다 수치가 다르게 보도된 부분(LG에너지솔루션 출하량, DTE에너지 계약금액 등)은 아직 교차 확인이 안 된 만큼 참고 정도로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이 글은 북미 ESS 시장의 흐름을 정리해서 전달하는 산업 동향 정보 글이지,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를 권하는 글이 아닙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나 삼성SDI 관련 소식도 확인된 계약·수주 사실 위주로 소개해드린 것뿐이고, 투자 판단은 각자의 몫이니 참고 자료 중 하나 정도로만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 자료
- Wood Mackenzie, U.S. Energy Storage Market Sets Q1 2026 Records
- Utility Dive, US sees record Q1 2026 energy storage installations
- EIA 관련 보도(ess-news.com), New US battery capacity in 2026
- 이데일리, SNE리서치 북미 ESS 시장 보도
- 한국금융신문, LG에너지솔루션-DTE에너지 공급계약
- Morgan Lewis, State Energy Storage Policy Trends for 2026
